2026-06-26

법무법인 대륜 정준 변호사 사건 인터뷰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독감으로 고열에 시달리면서도 근무하다가 사망한 20대 교사가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사학연금공단)은 급여심의회를 열고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 심의를 가결했다. 해당 교사는 독감 판정을 받았음에도 대체 인력이 부족하고 연차를 쓰기 어려운 유치원 분위기 탓에 무리하게 출근했다가 증상이 악화하여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개인적인 질병이라 하더라도 직무 수행 과정과 열악한 노동 환경이 질병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직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의미한 사례다. 법무법인 대륜 정준 변호사와 함께 이번 사건의 법리적 쟁점과 판단 근거에 대해 알아본다.
Q1. 이번 결정이 법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 질병의 '발생 원인'과 '악화 원인'을 명확히 구분하여 판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독감 감염 자체는 원생들로부터 감염되었는지 명확히 특정하기 어려운 개인적 질병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적절한 치료와 휴식을 취하지 못해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여 사망에 이르렀다면, 이는 사학연금법(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서 보호하는 '직무상 재해'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규정하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 특히 인력 부족 등 교육 현장의 구조적 환경이 교사의 건강 악화에 미친 영향을 폭넓게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Q2. 심의 과정에서 한 차례 보류될 만큼 다툼이 있었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서 공단이나 법원이 '직무상 재해'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면밀히 들여다보는 심사 기준은 무엇인가?
▲ 핵심은 업무와 질병 발병 또는 악화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다. 대법원 역시 업무가 질병 발생이나 악화의 유일한 원인일 필요는 없으며, 여러 요인이 겹쳤더라도 업무가 질병 악화에 상당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직무상 재해(업무상 재해)가 성립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번 사안에서는 확진 이후 무리하게 근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실질적으로 병가 사용이 불가능했던 환경, 업무 부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Q3. 인력 부족이나 조직 내 강압적 분위기로 병가·연차 사용이 제한되어 질병이 악화되었다면, 사업주를 상대로 처벌이나 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나?
▲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는 사업주에게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사용자가 교직원의 위중한 건강 상태를 인지했음에도 사실상 출근을 강요하거나 휴식을 부당하게 제한해 질병을 악화시켰다면, 민법상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직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사업주의 민·형사상 책임이 100%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사업주의 고의나 과실 등 별도의 위법행위와 인과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Q4. 이 사건처럼 직장 내 노동 환경이나 업무 압박으로 인해 질병이 악화되어 재해가 발생했을 때,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아픈 몸을 이끌고 업무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객관적 정황'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결국 쟁점은 과중한 업무 환경이 질병 악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병가 신청 내역이나 거절 정황, 상사 및 동료들과 나눈 메시지 기록, 과도한 업무 지시 내역, 출퇴근 기록 등 근로자의 휴식권이 실질적으로 제한되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꼼꼼히 수집하는 것이 핵심이다.
Q5. 향후 사립 교육 기관 등에서 교직원의 건강권 침해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고, 법적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경영 책임자가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할 시스템은 무엇인가?
▲ 가장 시급한 것은 교직원이 아플 때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구조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연차휴가와 취업규칙 등에 규정된 병가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 정립, 대체 인력 풀(Pool) 구축 및 적극적인 운영 체계를 마련하여, 교직원이 불이익에 대한 우려 없이 건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안전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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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독감 유치원 교사 사망, '직무상 재해' 인정된 법리적 이유는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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